Brisbane와의 대화 - 아직도 누군가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면 에서
우리가 하드디스크의 내용을 지울때 데이터 자체가 없어지는것이 아니라 데이터의 말미에 del 이라는 형태의 표시를 하게만 되어 있습니다. 이 데이터는 지워도 된다는 의미의.... 그래서 나중에 새로운 데이터가 저장될때 del이라고 표시된 데이터위에 덮어쓰기가 가능하도록 만든 방식이죠.. 그래서 역으로 우리가 컴퓨터에서 지웠다고 생각되는 데이터도 다시 살려 낼 수가 있는 것 입니다. del 형태의 표시만 없애면 데이터는 다시 살아 나니까요.
어쩜 우리의 기억도 이와 같은 방식이 아닐련지요. 그래서 잊어 버릴려고 해도 새로운 데이터가 덮어쓰기 할때 까지는 지워지지 않고 다만 그리움이라는 del 표시를 남겨 놓는것..... 아직도 누군가에게 그리움이 남았거든 이제 새로운 사랑으로 덮어쓰기를 한번 해 보십시오.
렉스의 티스토리 블러그에서...
Posted by 렉스....
Brisbane
컴퓨터 안에선 작은 용량이 큰용량을 덮어쓰기가 가능한것 같은데, 실제로 완벽한 이상형과 사귀다가, 좀 부족한 사람으로 덮어쓰기가 될런지 의문입니다..ㅎㅎㅎ 좀더 업그래드 버전이 나타나 주어야만 가능할듯한데..., rex 님 생각은?
살아보니, 진정한 사랑은 인생에 두번 찾아오기가 힘든것 같더군요. 그런걸 알면서도 헤어짐을 감행 해야만 할때가 있는게 사랑 또는 남녀관계가 아닐까 싶네요. 물론, 다식어버린듯한 사랑이 가치있어 보이지 않아도, 공일오비의 노래가사처럼 그냥 습관처럼, 예의상 안부를 묻는식의 관계를 지속할수는 있으리라 봅니다. 인내와 끈기로.....이럴때 자주 쓰는 대사는: 좀 피곤하네...일이 밀렸네...어디 좀 가봐야 하는데...방학땐 혼자서 외국나가서 오래 이곳저곳 있다 오고 싶네....이런식일거예요.이게 바로 헤어지고 싶다고 예고를 하는 전주곡이 아닐까 싶은데....
주목받는 사이에서 밀려나고 밀어내는 듯한 묘한 사이로 변해버리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의미있었던지 조차 기억에서까지 삭제하고나면, 이제 수순대로 다음절차는 너무나 쉽게 이별을 고해버리는 실수를 하게 되는듯 싶네요. 헤어져 보고나면, 얼마나 소중했었는지를 알게 되지만, 봤던 연속극 다시 보는게 지겨워서, 재생해서 보기 싫어지는것 또한 영원한 이별이란 길로 들어 서게 되는것 같더군요. 독하다는 소릴 들어 가면서 까지.....
그립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안만나고 싶은 그 심정...그러면서도 덮어쓰기 할 대상 조차 나타나지 않고....시간은 너무나 많이 지났고, ....심심함은 산처럼 버티고 있는데....replace 될 대상은 있을것 같지가 않고........ peeping hole을 통하여 재밌는 세상이 보일것만 같은데...
렉스
옳으신 말씀입니다. 덮어쓰기가 그리 쉽지는 않는 일이죠. 하지만 애초에 완벽이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 시절에 그런것에 매료되어 있었을뿐 단점이 있었기 마련이고, 지금은 그 장점만이 그리움으로 부각되어 완벽으로 착각하는것 이겠지요. 그 사람은 예쁜데, 그 사람은 똑똑한데, 그 사람은 키가 큰데, 그사람은 목소리가 참 좋은데, 그 사람은 직업이 좋은데.....의 형태로써 현재 내 앞에 있는 사람과 비교하지만 우리 나이에 이것은 생각해야 합니다. 그시절 우리는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기에 만났을뿐, 그사람도 지금 내앞에 있는 사람처럼 지금은 조금 빛이 바랬다는 사실을..... 아울러 그 사람과 이 사람은 분명 다른색깔의 아름다움이 있을것 이예요.
개인적으로 제가 이상형이라는것에 얽매이지 않은 이유가(프로필에도 미기재) 사실 이상형이란것은 외모적 요소이외에는 정해져 있는게 없다는 생각(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사람에게는 서로 다른장점이 있어서 좋아하다 보면 궁극에는 한계치 안에서는 외모가 중요하지 않게 될 뿐더러, 외모 또한 전혀 다른형태의 사람을 선호하게 되는것을 경험 해 보았습니다. 이것은 아마 영화에서 인상적인 한 장면만이 오랬동안 기억에 남듯, 외모를 통한 호감의 시작이라는것도 한 두가지 특징적인 장점에 의해 결정된다는것을 의미 하는것 같습니다.(물론 선호하는 장점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겠지만....) 각설하고, 그런의미라면 과거와 비교는 금물이고 현재 내 앞에 있는 사람의 장점만으로 덮어쓰기 하다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진정한 사랑이 인생에 두번 찾아 오기 힘든것 같다는 말씀은, 아마 나이라는것 때문에 그런것은 아닐련지요? 누구에게나 순수했던 기간이 있고 그래서 그 시절에 했던 사랑이 진정으로 가슴에 와 닿는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나이를 먹는다는것은 경험을 쌓아 간다는 의미와 같고, 이것은 경험의 벽돌로 자기 주변에 자기의 집을 차곡차곡 쌓아 가는것과 같은 의미 입니다. 그러다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집에 갇혀 창문을 통해서만 세상을 보겠지만, 그 창문은 결코 세상의 모든것을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아이너리 하게도 아직 경험이 없던 순수한 시절만이 세상을 향해 눈이 열려 있었고, 때문에 세상을 모두 볼 수 있었던것은 그때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래서 과거의 그 사람은 순수하게만 보았지만 현재 내 앞의 사람은 냉정하게 보려고 하기에 업그레이드 된 사람으로는 보이지 않을것 같습니다. 하지만 내가 집을 지은이상 편리하게 주관으로 세상을 볼뿐 전부를 보지는 못합니다.
peeping hole.... 관조적인것이 안전하기는 하겠지요. 다시 다칠일도 없고 위험에 빠지지도 않을것같고, 말씀대로 재미 있기도 할것이고.. 하지만 제 생각에는 위험에 뛰어 들지 않으면, 말씀대로 진정한사랑은 두번다시 오지 않을것입니다. 어떤 일이든 댓가를 치뤄야 하는것이고, 내가 나를 버릴때 상대 또한 자기를 버리는게 아닐련지요. 저는 바로 그런상태가 사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러기에 우리는 이미 너무 많은것을 가지고 있는것은 아닐련지.....많은것을 가졌다고 해서 결코 행복한것은 아닌 이유이기도 합니다.
Brisbane
rex님의 말씀 처럼, 완벽한 이상형이란 그 시대의 나의 순수성이 존제 했을때 가졌던 내 안의 잣대로 봤던 "완벽"이란 말이 맞습니다. 똑같은 사람이 지금의 내안으로 똑 같은 모습이나 느낌으로 들어 오지 못한다는걸 알고 있습니다. 원인을 따지자면, 제 눈앞에 펼쳐진 세상이 아닌 나 자신이 너무나 많이 변했기 때문일겁니다.그래서 마음의 불행이 가속도를 더해서 불어 나는지도 모르구요.
이런 나의 마음의 상태가 개선 되어야만 새로운 버전의 대상이 내 안으로 들어오는걸 막지 않고, 새로운 무대에서 새로운 연극을 할 자세가 될수 있을것 같은데, 마음의 병인지 미적거리기를 반복하면서 끊임없이 들여다보는 일을 그만 두질 못한다는 겁니다. 어쨋든 변해야만 행복해 질수 있다는건 알겠는데 어떻게 언제 변모 해야 할지는 의문이랍니다.
또한, 까다로움은 내안에서 더할수 없이 늘어 나는데, 의욕은 점점 줄고 병처럼 뭔가를 시도하거나 도전은 하지도 않고 막연히 꿈같은 사랑이 다가올것 같은 어처구니 없는 기대감을 버리지 못하는게 가장 큰 문제란걸 알긴 하겠는데..어쩌면 이런 모습조차 "지금의 나"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본답니다.
렉스
곤혹스럽게 남아 있는것은 확률의 문제 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현실적인 문제... 전혜린 처럼 불타는 정열의 여자도 결국 cynical 하게 웃을수 밖에 없는 현실 이기도 합니다. 가슴으로 사랑하더라도 이럴진데 머리로 하는 사랑임에야..... 옥석을 구분하는 현명함은 있어야 겠지만, 열려 있지 않으면 들어오지 않은법입니다. 또한 존재하지 않는 완벽을 구한다면 이 또한 구하지 못할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말하는 저역시 어리석기 그지 없다 싶은것이.... 애석하게도 삶이란게 변수가 많아서, 일전에 너무 경솔해서 틀린 문제를 이번엔 너무 신중해서 틀리기도 하고..... 답이 어디 있겠고, 사람이 어찌 변하겠습니까? 지금껏 애쓰게 지어놓은 집이 소중한건 저라도 마찬가지 일거예요. 최소한 그 창문을 통해서 본다면 나를 그렇게 커다란 위험으로 몰지는 않으니까요. 폭풍우로 부터서도 나를 안전하게 할것이고 눈 바람이 부는 밖이라도 난 따뜻할 수 있으니까요. 다만 뒷쪽 틀에 있는 빨갛게 핀 예쁜 장미꽃들과 탐스런 사과나무의 사과들을 보지 못하고 수확하지 못할지도 모르지요. 그렇다면 그 또한 나의 운명입니다. 나는 그런 성향이었으니까요.
나를 확 사로잡는 그런 대상, 아니면 영화의 영상처럼 "slow motion" 으로 다가와서 조금씩 조금씩 나도모르게 아무런 혼돈없이 나를 그 대상에게 몰입하게 만들어 주던지....이런걸 공주병 말기(다 늙어 버린 공주지만)라고 할것 같은데, 제가 넘어야할 산이 바로 이런 심리상태에서오는 고치기가 쉽지 않는 뭐 그런거 아닐까 싶네요.
몸은 아직 이세상으로 들어 오질 못하고 슬쩍 발만 담궈논채로 안 풍경을 살펴보는 겁쟁이가 바로 이런 모습이 아닐까 생각 되네요...
Brisbane
집중을 하면 지금도 밤을 꼬박 새는 버릇이 있는데, 어제가 바로 그날 이었던듯.....새벽 4시 쯤에 일을 그만 해야 겠다 싶어서 침대로 갈까 하다가 이 사이트에 들어와 봤는데, 13만의 회원중에 동시접속자가 한명도 없었다는 희안(?) 한 일이 제게 일어 났답니다. 드디어 내가 이 안을 장악(?) 했구나! 교통체증 zero 에서 어슬렁 어슬렁 "갈지자"로 배회하면서 모든 컨텐츠를 열람하고 여기 클릭 저기 클릭 50분간 여행을 하고나선, "으음~~ 대충....알것 다 알았네" 감상적인 사람도 많고, 평범한 사람들도 많고, 수면장애로 들어와선 글을 남기는 사람, 시련을 극복중인자, 추억을 회상하는 사람들, 미래의 행복을 기다리는 사람들....오만가지 색상....
세월흐름의 속도를 인식하는것이 불안해 보이는 사람들도 많아 보이긴 했는데, 실제로 나 또한 위에 열거한 그 모든 케이스를 복합적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임에 틀림이 없다고 본다. 마음을 열고 세상을 보면 세상이 달라 보인다지만, 마음 여는 방법을 모르는데 어찌하겠는가 말이예요. 어느정도가 열린상태고 어느 만큼이 닫힌 정도 인지도 모르는데......그래서 동기가 있어야만 저절로 마음이 열릴것 같은데, 그 동기란게 날 정신 없이 빠져들도록 만드는 요인, 짐작컨데 "누군가 일것이다" 또는 " 그대상이 이왕이면 이성이라면 좋겠다"라고 희망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네요.
그래서, 핑계같지만, open-minded person으로 가는 길에 동기부여를 해주는 대상이 필요할것 같다는 그런 이기적인 생각이 드는건 무슨일인지...물론 나 자신도 그 누구에겐가 적어도 비슷한 질적 양적 동기부여를 해야만 할것입니다.
적수가 나타나면 알게 되겠죠~~
렉스
그렇군요! 제 생각에는 마음을 여는 방법을 모르신다기 보다.... 적수를 제대로 만나시길 원하시는것 같습니다. 아니면 Brisbane님의 마음을 여는 키워드가 바로 '적수' 일 수도 있구요. Brisbane님의 글에서 적수에 대한 갈망을 읽었다면 저의 오만일지 모르겠습니다만, 사람은 성향의 만남이라는것을 상기해 보면 저는 그렇게 뜻대로 엮일거라고 생각합니다.
확률의 문제만 배제한다면 기다림 끝에 언젠가는 Brisbane님의 적수가 나타날것이고 그럼 원하시는것들을 모두 얻으실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그러길 바랄께요. 다만 관용도를 높이면 확률이 올라 갑니다. 성향은 수학공식이라고 했잖습니까... ^____________________^
렉스의 쪽지
요 몇일 잠을 설쳤더니 드뎌 머리에 쥐가 나려는지 아무런 생런 생각이 없습니다. 댓글로 못다드린 말씀은.... 식자에게 흔히 생기기 쉬운 문제는 어떤것들을 분석하고 계량화 하려는데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에 있는 저의 표현이 혹시 부적절 하다면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나를 향해 돌이 날아 올때는 간단하게 그냥 '엎드려' 하면 되는건데, 식자들의 경우 좌표 f(x,y,z) 방향에 얼마 크기의 돌이 날아 오니까 좌표 f(x',y',z') 방향으로 피하라 이렇게 말하는 식 으로 말씀을 하곤 합니다.
마음을 연다는것도 이와 같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얼마만큼, 어떻게 여는것이 아니라 자유롭게 보는것이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좀더 많은것들을 얻게 되고 또 보게 될것 같습니다.
Brisbane님 같은 경우는 너무나 많은것을 가지신 분이라.... 외람됩니다만, 사랑의 가격은 조금 비싸게 지불하십시오. 사랑은 지불하는 가격이 각자가 다른것 입니다. 다만 가격에 따라 가져가는것도 다르겠지만.... 무슨 말씀인지 이해 하시죠? ^________^
Brisbane
와! 대단 하시네요. 내 마음을 여는 키워드가 "적수" 일거다...정말 똑똑하기 그지 없으시네요. 그래서 rex님의 글엔 제가 지체하지 않고 리플을 공손히 다는게 아닐까요? debating 하되 fighting 하지 않는 그런사이가 이런 모습일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문득, 제가 이사이트에 휴대폰 결재로 회원가입을 한 본전을 벌써 회수하고 지금부턴 보너스로 서비스 제공을 받는 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느공간에서 날 이렇게 심도있게 잘 놀게(?) 해 주겠어요. 누군가 의 글을 읽고 공감하는 댓글을 달고, 반대로 내글에 의의제기를 하든지 동의하든지 하는 그런 사소하게 오가는 문장들 역시 서로가 할수 있는 "Something that means more than just a killing time" 이 아닐까 싶네요. cheers!
렉스
저도 이곳에 가입한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좀 따분하기도하고 재미도 별로여서, 준회원 상태에서 바로 탈퇴 할까 했었는데 몇일 유보하길 참 잘했습니다.
'동감'처럼 동감합니다. 어쩜 우린 영화에서처럼 서로를 보지 못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좋은 말벗 입니다. 저에게 있어서 마음을 여는 키워드는 '존경' 입니다. ^______________________^
밤이 늦었는데 좋은꿈 꾸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