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규슈는 한국과 관련이 가장 많은 섬이다. 특히 백제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고 한다. 후쿠오카에는 백제유민들이 세운 산성이 있다. 일본의 대부분의 성은 평지성인데 나당연합군을 피해서 산에 산성을 쌓은것이다. 지금은 산성터만 남아 있다.

기리시마에도 한국의 모습은 많이 남아 있다. 에비노고원이라고 새우등 처럼 생긴 고원이 있는데 여기에는 한국의 육송이 많이 있다. 일본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소나무 인데 이곳에는 아주 많이 있었다.  에비노고원으로 가는 길에는 사슴도 보인다. 길 옆에서 사슴이 뛰어노는 모습이 참 신기했다.  에비노 고원 휴게소 같은곳에서 족욕을 하니 기분이 좋아 진다. 역시 일본은 온천의 나라 같다. 온천이 없는곳이 없으니...

가라쿠니 다케는 한국악이란 뜻이다. 가라쿠니란 가락국을 의미한다고 한다. 다시 말하면 가락국이 보인다고 해서 가라쿠리 다케라는 이름을 지녔다고 한다. 정상에는 한국악이라는 푯말이 있다. 한국악이란 한자를 왜 가라쿠니다케라고 발음하는지 어원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한국과 관련이 있어 보이는것은 사실이다. 가락국이든 한국이든..... 에비노(새우)고원의 소나무와 온천족욕이 아직도 아른 거린다.

에비노 고원을 내려와서 기리시마 신궁에 이르렀다. 일본의 진무천황을 모시는 신궁이라고 한다. 신궁은 신사보다 한단계 높은 등급을 가르킨다고 한다. 일본은 우리와는 달리 동기와를 사용한다고 하는데 일본 특유의 곡선미가 인상적이다. 우리나라에는 6~7세기 건축양식이 하나도 없는것이 안타깝다. 가장 인상적인것은 신궁앞에 있는 700년된 신목이었다. 커다란 새끼줄로 엮어져 있고 새끼줄에는 번개모양를 상징하는 종이가 접어져 있었다. 입구의 나무들도 팔을 구부린 모양으로 서 있다. 기리시마 신궁에는 200엔을 주고 길흉을 점치는 종이를 살 수 있는데 이 사람들은 참 긍정적이다. 나쁜 점괘가 나오면 신궁 옆의 새끼줄에 묶어 두고 다시 좋은 점괘가 나올때까지 종이를 산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죽 느꼈지만 선진국으로 갈 수록 숲이 좋다는 생각을 한다. 기리시마 신궁 앞에서 맞이하는 낙조가 참 좋다. 수종은 모르겠지만 신궁앞에 정이품송처럼 생긴 나무사이에 가라 앉는 낙조가 멋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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