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어달 전 아는 분이 미국에서 몇달간의 생활을 마치고 돌아 오셨다. 먼길을 나서서 그분과 저녁식사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화재중의 하나가 땅콩버터를 먹고 죽은 미국사람들 이야기 였다. 우리나라 언론에도 보도된적이 있었지만 그때 그 사람들의 생명을 빼앗아간 질병이 '살모넬라' 였다. 식중독의 하나인데 우리에게도 법정 전염병으로 관리 될 정도로 위험한 질환의 하나 이다.

그런데 이 소식을 듣고 나는 조금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물론 살모넬라가 위험한 질환 이기는 하지만, 초기에 병원에서 조치 하면 대부분 치료 할 수 있는 병인데 그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는것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우리 같으면 그정도 아팠으면 병원으로 냉큼 달려 갔을 게고 그러면 약간의 입원치료 후에는 건강해 질 수 있을 텐데 라는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그 사람들은 왜 죽었을까?

그러다가 문득 '미국의 의료 보장 제도'가 떠 올랐다. 아참 개네들은 무서운 민간 의료 보험을  채택하고 있지....  무서울 정도로 비싼 의료 보험료에, 치료도 보험회사 승인을 받아야 하고.... 그래서 왜 어떤 영화에서인가 손가락이 잘려도 치료비 무서워서 치료도 못하고 그랬지...

맞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그날 화재의 중심도 미국의 의료 보장 제도에 대해서 이야기 하게 되었다. 그분의 이야기도, 모두는 아니겠지만 미국에서 땅콩 버터는 그리 여유 있는 사람들이 먹는 음식이 아니란다. 그래서 아마 의료보험도 가입을 못했을 거란 이야기를 하셨다. 나 역시 머리속에서 이미 그런 결론을  내서 인지 순간 소름이 돋을 정도로 끔직한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미국이라는 나라는 세계 최 강대국인데.... 자신의 국민을 그런 하찮은 질환으로 죽이다니....   그런 잘사는 나라 사람들도 조금 참아 볼려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고 죽었을 거란 생각을 해보니 상상이 가지 않을 정도로 끔직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 어쩜 우리에게도 멀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민영 의료 보험을 도입한다고 저렇게 설치고 있으니..... 위정자들은 정말 다시 한번 생각해 보기 바란다. 국가의 책무중 가장 중요한것이 무엇인지.... 경쟁력 제고라는 이유로 이런 논리들을 부정 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런것도 결국은 우리가 잘 살아 보자고 하는 일 아닌가? 최소한 건강하게 살다가 죽을 수 있게 하는것...아주 간단히 치료 할 수 있음에도 돈 때문에 치료 받지 못하고 죽는 국민은 안 생겨야 한다는것... 이런것이 정치의 목적이라는것을 명심해 주었으면 좋겠다. 왜냐 하면 그건 끔찍한 비극 이기 때문이다.

다행히 미국의 경우도 이번에 오바바 대통령이 의료 보험에 대한 개혁을 준비 하고 있는 모양이다.  클리턴 때도 실패 했고 보수 공화당은 반대 하고 있느니 미국처럼 로비가 발달한 나라에서 사실 쉽지 않는 일이다. 그럼에도 오바바의 성공을 바라는것은 남일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 남들이 비싼 수업료 치러 가면서 실패하고 반성하는것을 제발 뒷북 쳐서 우리나라로 끌어 들이지 말았으면 좋겠다. 지금 내가 부유해서 그런 걱정이 없다고 할 지라도, 후일 내 자손들이 그런 피해를 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 보자. 의료 보험은 공공적 성격 때문에 국가에서 일정 부분을 책임 져야 한다. 지금 보다 피보험자의 부담금을 훨씬 늘이는 한이 있더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물론 감시 감독도 철저해야 함은 당연하다. 건강은 효율성과도 바꿀 수 없고, 시장논리로 따져서도 안되는 무조건 적 인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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