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묵은 이념 논쟁을 벌이고 있지만 한국 사회에서 진보나 보수는 크게 의미가 없다. 서로 각자의 정체성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 진보니 보수니 이념 논쟁을 하는것을 보면 필자의 입장에서는 우스울때가 많다. 각자 모두 이익집단에 불과 하면서 무슨 이념 논쟁인지.... 시대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순수성도 없기에 이제 구린내 나는 이념 논쟁은 그만 접을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필자가 항상 주장 하데로 우리가 추구해야 할것은 다원성과 다양성이다.  진보이던 보수 이던  또 그안에 세분되는 모든 생각들 마저 모두 우리 라는것을 기억 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상대방의 생각에 귀 기울이고 어떤부분에 대해서는 통합해서 열린사고로 사회 통합을 이루는게 중요 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 요즘 같은 시대에는 그런 리더쉽이 더욱 요구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몇일전에 김수환 추기경님 께서 선종하셨다. 그런데 이번에는 진보신당을 비롯한 일부 진보인사들께서 김수환 추기경님을 비판하고 나선 모양이다. 좀 심한 말을 하는 인사들도 눈에 뜨인다.

잠깐 추기경님 이라는 특정인을 떠나서 임의의 한 인간을 평가하는것에 대해 잠깐 언급을 해 볼까 한다. 나는 한 사람의 인생을 온전하게 평가하기는 불가능 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람을 한가지 잣대로 평가하기에는 위험한 요소들이 많다. 한가지 기준으로만 사람을 평가한다는것은, 인공으로 만든 일정한 틀에 자연물을 억지로 끼워 넣으려는 시도와 같다. 그것이 어떻게 일치 할 수 있겠는가? 어떤 사람이든 비난 받지 않을 수 없고, 그런 비난을 하는 자신들 마저도 그 진보라는 틀에 한치도 어김없이 살아오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똑 같이 진보나 보수의 길을 걸어도 사람의 양심의 정도는 디지털처럼 끊긴 방식이 아니다. 즉 양심이란것도 미세한 관점의 차이가 있기 마련이고, 그 양심의 방향에 따라 진보니 보수니 하는것 일 뿐이고, 같은 방향이어도 정도에 따라 또다시 세분 되기 마련이다. 그런 양심을 자기 생각에 100% 부합되지 않았다고 해서 비난하는것은 옳지 않다.

또 사람은 나이에 따라 사고나 양심 그리고 관점이 약간씩 변해 가기 마련이다. 물론 성향 자체가 변하는것은 아니기에 이것이 변하는것은 변절 이라고 한다. 이것은 양심을 속이고 타인의 성향에 동조하는 부류이기에 나쁘다고 하는 것 이다. 하지만 성향이 변하지 않을 지라도 정도는 얼마든지 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을 변절이라고 이야기 하면 안된다. 나이와 경험에 따른 자연 스러운 흐름 이다. 좀더 과학적으로 추론하면 경험과 시간이 만들어낸 개인적인 호르몬 변화에서 오는 관점의 변화라고 생각한다.

이제 다시 추기경님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추기경님은 민주 투사가 아니라 성직자 이시다. 성직자의 관점과 민주투사의 관점은 반드시 일치 하지 않는다. 시대적 요구에 따라 함께 행동하는 것 처럼 보였지만, 추기경님에게 투사이기를 요구해서도 안되고 그러지도 않았다. 또 친일 행적에 대해서도 자발적 학병이 아니었다. 그 시대 젊은이라면 많이 겪었을 강제적으로 징집을 당한 분이었다. 그러면 그분에 대한 평가는 성직자로 살아온 삶에 대해서만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느 누가 그분의 성직자로서의 삶이 가벼웠다고 느낄 수 있을까? 그분을 비난하는 자신들에 비해서 누가 더 자기본분에 충실하며 살았는지 생각해 보면, 자기 기준들이 얼마나 편협한지 깨달을 것이다. 더구나 그사람들의 동료, 선배들이나 어쩌면 자신들 마저 그분의 도움을 받았던 적이 있다는것을 상기해 보라. 한국사회 암흑의 시절 그분은 분명히 희망이요 빛이었다.

자기와 생각이 완벽하게 일치 하지 않는다고 해서 상대의 삶 자체를 폄하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더구나 지금은 애도의 시기이다. 고인에게 감사와 애도의 말을 전 할 시기 이란 뜻 이다. 약간의 생각차이는 관 과 함께 덮어 버려야 한다. 그분이 도대체 무엇을 그리 잘못 했는가? 사람을 죽였는가, 다른 누구에게 피해을 끼쳤는가, 혹은 피눈물이 나게 만들었는가? 그런데 적어도 고인에게 본인이나 혹은 주위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은혜를 입은적이 있는 사람들이 지금 이 시기에 그런말을 한다면, 그건 배은망덕의 극치 이다. 제발 이런 배은 망덕이 일부의 생각에 그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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