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박희태 대표와 만난 당청 회동에서 "한국은 금융감독 체계가 다 갖춰져서 있어서 위기때는 우리의 보수적인 감독 체계가 피해를 적게 하는 면도 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한다.

참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지 모르겠다. 결론 부터 말하면 한국이 보수적인 감독 체계를 갖췄는지는 모르겠지만, 보수적인 감독체계가 위기관리를 할 수 있다는 말은 어느정도는 '참' 이것 같다. 다만 여기서 '신자유주의 경제'를 지향하는 이 대통령이 언급한 보수적이란 의미는 '신자유주의'와는 반대의 개념으로 쓰인다는 점에서 아이러니 하다. 서브 프라임 모기지로 부터 시작된 미국의 금융 위기는, 사실 자유방임적인 관리 시스템에서 기인 한것으로 보여 지기 때문이다. 즉 신자유주의 시장 경제를 추구한 미국의 한계점이 드러난 사건이 작금 미국의 금융 위기가 아닌가 싶다.

그동안 이명박 정권이 추구한 경제원칙은 '신자유주의 경제 원칙'이었다. 개발, 민영화, 자유경쟁, 그리고 경쟁, 경쟁...... 집권 이후, '자유시장 경제' 운운 하면서 미국의 경제원칙을 못 배껴서 안달 이더니 이제 와서 이런 말을 한다니 참 소가 웃을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지금의 부동산 관련 금융감독 체계나 대출 비율은 이전 정부에서 만들어 놓은것 같은데, 자기의 사상과는 반대되는 이야기를 천연덕 스럽게 자랑 한다. 그리고 더욱 웃기는 것은 그렇게 말 하면서도 다시 내 놓은 개발 위주의 부동산 정책은 사람을 아연 실색하게 만든다. 결국 미국의 금융위기에 대한 진단이 제대로 서 있는지, 또 도대체 대통령이 어떤 철학과 원칙을 가지고 있는것인지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뭐 암튼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정부도 한가지 원칙이 세상을 지배하는 만능이 아니라는것을 깨 달았으면 좋겠다. 특히 적정 수준의 복지는 국가가 추구해야할 의무이다. 의식주는 국가가 어떻게든 개입해서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보급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의 정책처럼 투기적으로 바람을 일으켜서는 안된다. 우리의 경우는 공급이 부족한게 아니라, 수요처를 제대로 못 찾는게 문제 이기 때문이다. 주택 정책은 실 수요 위주로 이루어 져야 하고, 그래서 개발 이익에 대한 환수가 철저히 이루어 져야 한다. 미국의 이번 위기도 주택담보 부실 에서 시작됬다는것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점 이 많다.

우리 주택시장의 경우 이미  공급이 과포화 상태로 알고 있다. 이 대통령은 임기중 100% 보급을 약속 하지만 그건 말도 되지 않는 소리이다. 이 지구상 어떤 나라도 주택 보급율이 100%인 나라는 없고 그것이 바람직 하지도 않다. 70% 정도의 보급율을 적정으로 본다면, 우리는 이미 65%정도의 보급율에 달하고, 이중에 여러채의 집을 소유한 사람이 있는 점을 감안하면 그렇다는 이야기 이다. 문제는 이렇게 공급이 과잉인 상태에서 많은 수의 서민들이 주택으로 인한 부채를 지니고 있다는 점 이다. 시장경제의 특성으로 보면 공급이 과잉이므로 가격이 떨어 져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서민들이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는 현재의 가격을 유지 하거나 그 이상으로 올리는 정책을 펴야 하는데, 이런 기조는 결국 부동산 시장을 투기의 판으로 키울 수 밖에 없을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우리의 경우 공급 부족이 문제가 아니라 수요에 대한 저렴하고 안정된 공급 정책이 없다는게 문제 임에도, 정부는 공급과 수요를 늘일 수 밖에 없고 결국 이런 정책은 분명히 부동산 경제의 거품을 의미 한다. 실수요 위주의 시장이 존재 한다기 보다, 투기판에 가깝다는 점 때문에 그렇다 가깝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런 판에서는 투기 자본이 시장을 지배 하기 마련이고, 부동산 정책은 지금까지 처럼 돈 놓고 돈 먹기 게임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것을 단기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으로 일 자리를 창출하고 소득을 올려서 거품을 매우게 하고 싶겠지만, 유감 스럽게도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대는 결국 거품을 따라 잡을 수가 없을 것이다. 바로 이럴때 일본과 같은 장기 불황이 도래 하는것 이다.  일본도 정부가 부실을 계속 감추다가 결국 사건이 감당 할 수 없이 커져 버렸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우리도 좀 끔찍하다. 이런 판을 언제 접을 것 인가? 계속 거품 게임을 진행 할것인가? 이런 갈림길에 있는것 같기 때문이다.

이번 미국금융위기를 계기로 지나치게 미국을 배낀다거나 '신자유주의 경제 원칙'을 고수 한다면 우리도 그런 문제가 생 길 수 있다는점을 참고 했으면 한다. 또 사실은 보수적인 감독 체계가 위기를 직접적으로 관리 하는게 아니라, 그런 감독 체계를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위기가 관리 되어 진다는 점도 명심 했으면 좋겠다. 즉 적정한 수준을 찾는게 핵심 이고 이것에 맞춰 제도를 정비 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것은 투명성과 신뢰성 이다. 정부가 믿을 수 있는 투명성을 지니고 있어야 시장이 신뢰를 하는것이다. 미국의 문제 해결은 좀 더 지켜 봐야 겠지만, 일본의 전철은 밟지 않았으면 한다. 화투판은 접을때 과감하게 접고 미련 없이 털고 일어 서야 한다. 도박판에서 제때에 일어 서지 않으면 패가망신 당하기 쉽상이다.

기업은 더 큰 이익을 쫒아 움직이게 되어 있고, 도박판에서 그런 이익이 보장 된다면, 기업 본연의 활동을 하지 않게 되어 있다. 결국 지금 부터 근본적으로 거품을 걷어 내지 않으면 일자리 창출, 소득증대는 물 건너간 이야기 일뿐이다. 그때에야 비로소 '호미로 막을것 가래로 막는다'라는 속담이 실감이 날 것 이다. 우리의 경우 주택 담보 대출율이 정해져 있다고 해서 안심 할 수 있는것은 아닌것 같다. 중요한 것은 시장의 건전화와 투명성이고, 지금 시장을 건전화 하지 않으면 결국 언젠가 거품을 감당 할 수 없을 것 이고,  지금 약간의 희생으로 막을것을 그때는 더욱 큰 희생을 치른다는게 문제 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장기 불황과  작금 미국의 금융위기를 지켜 보면서, 우리도 지금이 이런 갈림길에서 어떻게 정책을 펴야 할지 고민해 볼 시점이 아니가 생각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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