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수의 딜레마

GOSSIP 2008. 6. 18. 11:00

두명의 용의자는 A와 B는 각기 다른 취조실에서 심문을 받는다. 물론 두 죄수간에 의사소통은 전혀 불가능하다. 그리고 두 죄수는 다음의 선택이 가능하며 이 사실을 모두 알고 있다.

규칙

  • 둘 중 한명이 자백하면 자백한 사람만 즉시 풀어주고 다른 한명은 5년을 복역한다.
  • 두명 모두 자백하면 두명 모두 2년을 복역한다.
  • 두명 모두 죄를 자백하지 않으면 두명 모두 6개월을 복역한다.

이럴 경우 죄수들은 어떤 선택을 내릴까? 이것을 표로 도식화 해 보면 가능한 경우의 수는 다음과 같다. 당신 같으면 어떤 선택을 내릴까?


 구분
B의 자백
B의 묵비
A의 자백
    A, B 모두 2년 복역    A-방면, B-5년 복역
A의 묵비
    A-5년 복역, B-방면    A, B 모두 6개월 복역

합리적 입장에서의 판단(내쉬균형)

우선 A의 입장에서 보자. B가 자백 할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자기도 자백하는게 좋다. B가 묵비 할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도 자기는 자백하는게 좋다. 그래서 죄수 A는  B가 어떤 선택을 하든지 자백한다. 죄수 B의 입장에서도 같은 입장이다. 그래서 결국 두 사람 모두 자백하고 2년을 복역 하는 내쉬균형이 될것 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이 게임의 죄수들은 상대방의 결정은 생각하지 않고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 하는 선택을 한다는 가정하에 움직이게 된다. 이때 언제나 상대를 배신함으로서 이익을 얻게 되므로, 모든 참가자가 배신을 택하는 내쉬균형을 얻게 된다. 참가자 입장에서는 상대방이 어떤 선택을 하던지 배신하는쪽이 이익이므로 합리적인 참가자라면 배신을 선택하게 된다. 결국 결과는 두 사람 모두 2년을 복역하는 선에서 균형을 이루지만, 이는 두 사람 모두 배신하지 않으므로 6개월을 복역하는 상황보다 나쁜 결과를 초래한다. 딜레마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세상이란 지나치게 순진해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믿음이 없어도 손해이기는 하다.

응용

이 이론은 국제정치학이라든지, 인간관계론, 심리학등등 기타 여러 분야에 응용할 수 있다. 국제정치학 분야에서는 신자유론자들이 비합리적으로 보이는 문제, 예를 들면 환경을 해치고 자원을 남획하는등 의 문제가 어떻게 합리적으로 설명 될수 있는지의 이론적 근거로 활용된다. 즉 개별국가간에 항상 협력적으로 나온다는 보장을 담보 할 수 없기 때문에 각기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다 보면 균형상태에서 결과는 만족스럽지가 못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국가간의 협력이 필요하고 이런 이유로 세계화등을 추구하고 개별국가보다 우위에 있는 국제레짐의 등장을 예고 하기도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사람 사이의 관계에 적용시켜 보는게 좋다. 가족이나 부부사이에서 가장 필요한게 무엇인가 알아 볼때 유용하다. 혹은 부부사이에서 믿음이란게 얼마만큼 중요한가를 알아 볼때도 좋다. 어차피 격리된 방처럼 사람의 마음속은 들여다 볼 수 없다. 따라서 믿음을 져버리면 자칫 자기의 이익을 선택 할 가능성이 있지만, 그러면 일단 손해 이다. 물론 서로 못 믿는다면 서로 최소한의 피해를 입는선에서 내쉬균형을 이룬다. 하지만 사랑한다면 자기 희생을 선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우에 따라서 상대가 배신하면 그야말로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겠지만 두사람 모두 희생을 선택하면 최선의 결과를 이룰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은 전부 아니면 전무 일까? 이런 관계를 응용한것에는 흑적 게임이 있다.

흑적게임

A 팀 흑  / +3 흑  / -5 적  / +5 적  / -3
B 팀 흑  / +3 적  / +5 흑  / -5 적  / -3

여기에는 라운드의 개념이 있다. 1라운드, 2라운드, 3라운드..... 즉 위와 같은 기준하에서 라운드 마다 선택하게 하는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라운드가 지날 수록 상대팀의 마음을 읽어가는 재미도 있다. 라운드마다 점수가 공개 되므로 지금 내가 얼마만큼 졋는지도 생각하게 되고그래서 상대방을 어떻게 이길까 고민하게도 되고... 마치 인생의 라운드 처럼 그렇다. 그리고 점수의 총합이 마이너스 이면 아주 간단한 패널티가 있다. 패널티는 진행자가 게임이 끝나고 임의로 결정한다.

머리 좋은 사람은 금방 표를 보고 알았겠지만 합리적 판단이라면 무조건 적을 내야 한다. 상대방이 적을 내도 동점이고 흑을 내주면 10점 차이로 따돌리는거고... 그래서 이 게임을 진행시키다 보면 처음 1라운드에서 머리 좋은 사람들은 확실히 '적'을 선택한다. '적'을 선택하면 최소한 지지는 않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대방이 뭐 바보인가? 처음에는 몰라서 흑을 내더라도 2~3라운드가 지나면 상대도 역시 무조건 '적'을 낸다. 하지만 간과 하고 있는게 있다. 서로 이길려고 기를 쓰는 사이에 점수는 마이너스로 끝없이 떨어진다. 거기다가 게임시간을 끌수록 마이너스로만 가는 게임이다. 더구나 마이너스는 어떤 벌칙을 받을지도 모르는데...결국 누군가 근소한 차이로 이기기는 할테지만 이겨도 벌을 받는 상처뿐인 영광이다.

반대로 내가 흑을 낼때 상대방이 적을 내면 나는 -5점. 그야말로 한번에 10점 차이로 점수간격이 벌어진다.흑을 섣불리 내밀기에는 내 입장에서 상당히 부담스럽고 위험하다. 상대방이 흑을 내주어도 똑같이 3점씩을 얻어 가지만 내가 이기는것은 아니다. 그러니 냉정하게 자기 입장에서만 판단하면 흑을 선택하는 하는 사람이 어디있을까만 이기는것 보다는 패널티를 피하거나 플러스 점수를 쌓아가는게 중요하다면, 가장 확실한 방법은 두사람 모두 흑을 내는 방법 밖에 없다. 서로 흑적을 엇갈리게 내는 경우도  점수를 까먹을 수 있기에 마이너스로 떨어 질 수 있고 불확실하다.

어쩜 꼭 세상의 이치와 이렇게 똑같을 수가 있을까. 인생 같지 않는가? 상대의 마음을 결코 알 수 없는 세상 살이를 하면서 순진하게 항상 상대방이 흑을 내 줄 것이라고 기대하는것은 결코 이길 수 없을 뿐더러 엄청 마이너스적 일 수도 있다. 하지만 상대방이 가족이거나 부부이거나 연인 이라면 어떻게 해야 하나. 상처뿐인 영광으로 꼭 이기는게 중요 할까, 아니면 패널티도 피하고 플러스 점수를 쌓아가는게 중요할까? 가족이나 부부의 삶에서 중요한것은 서로 이기는게 아니다. 벌칙도 피하고 점수도 가급적 많은 플러스 점수를 쌓아가는게 훨씬 중요하다. 그래서 가족간에는 이해득실에 대한 계산 보다는 믿음이 중요하다. 상대방도 흑을 낼것이라고 서로 믿을때 아무도 이기지 않고 두사람의 점수는 계속 늘어나게 된다. 즉 서로 살아 남는 상생의 게임이 되는것이다.

참고로 이것을 확대해서 팀으로 구성해서 게임을 할수도 있다. 이때 마지막에 전략회의 내용을 공개하면 그야말로 상상하지 못한 상대팀의 마음이 나타난다. 이길려고 얼마나 애를 썼는지.... 그 결과로 상대방이 얼마나 야비 해 지는지.... 물론 처음부터 게임의 설명을 전략회의라고 했으니 상대를 이기기기 위한 마음을 당연히 말한것이겠지만, 결국 이길려는 마음은 사람을 야비하게 만든다는것을 말 해준다. 이기기는 것만을 목적으로 하면 경우에 따라서는 비열해지고 위장을 보이고 또 야비하게 까지 하는것이다. 사람 자체가 나쁜사람이 아니라, 이길려고 마음을 먹다 보면 사람이 그렇게 변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이야기 이다.

그러나 가족간에 그럴 수는 없지 않는가. 그럴땐 현명한 사람 이라면 차라리 조금 양보 한다는 마음으로 흑을 계속 낼것이다. 처음에는 득의양양하던 상대도 라운드가 지날수록 의아해 한다. "저게 왜 흑을내지? 뻔히 질것을 알면서 그러네? " 하면서... 그러다가 상대방이 남편이나 아내이고 일부러 져주기 위해서 그랬다는 이치를 깨달으면 자기도 흑을 내게 된다. 즉 마이너스의 패널티의 의미와 두려움을 이해 한다면 이기는것보다 패널티를 피하는 선택을 하게 될테니까. "어떤 패널티를 받을지 모르는데....  어쩜 게임을 몰 수 할 지도 모르는데... 플러스가 중요한것이 당연한게 아닌가." 이것을 인생에 대비시키면 부부간의 마이너스란 경우에 따라서는 이혼을 의미 하기도 하고, 플러스는 또 행복을 의미 한다. 때문에 부부간에 중요한것은 서로 이길려는 마음보다는 플러스 점수를 쌓아가는것이 중요하고, 부부는 두 점수의 합산을 의미하기에 엄청난 행복을 얻을수 있는 것이다.

난 이 게임을 하면서 세상이 이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이익이 커지면 상대의 손해는 커지는.... 하지만 가족이나 연인 부부가 그럴수 없지 않는가. 그냥 내가 손해 보아야겠거니 생각하면 조그만 이익이라도 쌓이는게 아닐까? 세상 모든이치가 그렇다. 파트너끼리 이길려고 기를 쓰면 이기는 사람은 있을지 몰라도 결국 둘 다 모두 망하게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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