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미국산 쇠고기 수입 사태에 대해서 우리나라 정부가 화를 자초한 면이 많다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20개월 이하이니 30개월 이하이니 해서 협상력 자체를 문제 삼지만, 내가 보기에는 준비성도 0점에 가깝다. 수입 쇠고기의 월령에 대해서 우리과 가장 많이 비교되는 일본의 경우만 해도 그들이 얼마나 철저하게 준비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일본의 경우 20개월 미만의 소를 요구하는 이유는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도가 아니라, 일본 국내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기인한다. 일본산 쇠고기의 경우 도축소 전량에 대하여 광우병 유무 검사를 실시하고 이력 추적 시스템을 도입하여 24개월 소의 프리온 축적 실태를 발견 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근거하에 미국산 소에 대해서도 일본 국내산 제품과 동등한 조건을 요구 하는것이라고 한다. 보편 타당한 기준으로 보더라도 국내에 유통되는 모든 먹거리에 대하여 안전한 기준을 확보해야 한다는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싶다. 결과적으로 우리의 주먹구구 행정이 초례한 준비 부족이라는 이야기 이다.

협상력 문제 또한 빼놓을수 없는 과제 인데... 개인적인 견해로는 협상력보다 더욱 문제 되는것은 이 정부에 철학이 없다는것이다. 왜냐하면 협상력이라는것은 준비성이 전제가 됬을때 힘을 낼 수 있는것이고 준비가 부족해서 뭔가를 내어 주어야 할 형편이라면 최소한의 안전 장치를 확보해야 하는데그런 고민이 없었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산술적으로 FTA해서 자동차 시장 확보 하고 쇠고기는 조금 양보 하고... 이런식의 산술 계산만을 한 정황이 너무 많이 드러나는데 문제는 쇠고기는 국민건강과 직접관련이 있는 먹거리라는 점 이다. 돈 조금 벌 수 있으면 먹거리는 아무거나 먹어도 된다는 인식이 없고서야 그런 준비 부족과 협상은 있을 수가 없는것이다. 이 정부가 철학이 없다는것은 집권 100일을 즈음한 현재에 너무 많이 드러나 있다. 손바닥으로 하늘 가리기, 눈가리고 아웅하기, 말바꾸기의 행태등은 대운하와 쇠고기 협상에서 국민에게 설명하고 납득하는 과정에서 도저히 신뢰 할 수 없는 정부라는 인상을 심어 주었다. 또 교육문제만 하더라도 '교육= 공부'라는 등식으로 접근한다. 영어 몰입교육도 좋고 애들이 공부를 잘 하는것도 좋다. 하지만 분명한것은 교육의 목적은 선량하고 정의로운 양심을 가진 민주 시민을 양성하는 것이다. 지금 사회 전반의 많은 문제들이 사실은 이런 교육이 제대로 안되서 발생하는것이다. 따라서 몰입교육이 문제가 아니라 학력이나 학연 위주의 사회문화를 개선하고 교육을 혁신해야 하는일이 시급한 일인데 이런 철학이 없는것이다. 철학이 없으면 영혼이 없고 영혼이 없으면 미래가 없다.

이명박 정부의 집권 초기 공직개혁을 추진했을때 많은 국민들이 박수를 보냈다. 왜 그랬는지 생각해 보면 그만큼 아직은 우리사회가 권위주의가 팽배해 있다는것을 반영한다. 즉 아직도 공직사회에서는 기업을 다루어야 하는 대상으로 인식하는 공무원들이 많다. 이점 분명히 개선하고 기업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하는것은 당연하다. 반면에 이 정부가 왜 기업을 키워야 하는 목적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즉 모든것의 배경은 국민 이라는것이다. 기업이 잘되야 하는 이유도 결국에는 국민이다. 결국 정부는 지엽과 본질을 구분 할 줄 알아야 하는것이다. 기업이 잘되게 하는것은 국민을 잘 살게 하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서 정부가 추진 해야 할 일이지 그 자체가 목적은 아니라는 이야기 이다. 하지만 지금 정부가 하는 일 들을 가만히 들여다 보면 지엽적인것과 본질적인것도 구별을 못하고 근본적인 목적도 이해를 못하는것 같다. 공직자는 머슴이라던 마음은 어디 갔는지? 아니면 대통령 당사자도 공직자라는 본분을 망각한것인지 "국민을 섬기겠습니다" 해 놓고는 어린 여학생을 군화발로 짓밟는다? 아울로 모든것은 나를 따르라는 식이고 "국민들이 뭘 모른다" 고만 말한다. 얼마나 권위적이고 독선적인가? 이도 철학이 없으니 그렇다. 철학이 없으면 목적을 이해하지 못하고 목적을 이해 하지 못하면 방향이 없기에 우왕좌왕 하는것이다.

또 이 정부는 효율성을 강조 하는데 효율성 보다 중요한것은 현실 인식이다. 쇠고기 시위대의 조직력을 근거로 배후세력 운운했는데, 우리나라가 통신과 IT에서(엄밀히 말하면 IT응용)에서 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한다는 것을 간과 한것은 아닌지...  군중을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수있는것은 서로의 의사 소통이다. 그래서 예로부터 전쟁에서도 이런 소통의 방법이 널리 고안되지 않았는가? 그런데 지금의 대한민국은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통신수단이 다양화 되어있고 발달되어 있다. 따라서 자발적으로 모인 군중이라도 조직이 없이 충분히 의사 소통이 가능한것이다. 아이러니 하게 정부가 강조하는 효율이 자유롭고 자발적인 조직에서 더 효과적으로 빛을 발하는것이다. 자발적이기에 더 효율적인거, 이게 정부가 배워야 할 진정한 효율이다. 동기부여, 자발, 참여...... 제발 현실 인식이라도 똑 바로 했으면 좋겠는데 이도 영혼이 없으니 자기 생각밖에 안보여서 불가능 할 수밖에....

여담으로 제레미 리프킨의 '육식의 종말'이란 책에 보면 지금의 쇠고기 수입사태가 정부의 실정과 더불어 미국 축산업 협회의 로비력 및 견고한 역사와도 관련이 있음을 알 수 있다. 19C 영국에서는 소를 소비 하는 자체가 부의 상징 이었고 특히 지방질이 많은 소에 대한 욕심은 탐욕에 가까울 정도 였다라는 이야기 로 부터 이런 소를 방목하기 위해서 아메리카 대륙으로 눈을 돌려서 버팔로들을 몰살시키고 목초지를 차지한 이야기.... 미국에서 도축되는 소의 등급은 1등급의 프라임과 2등급의 초이스 를 비롯하여 여러 등급으로 나눠 지는데 좋은 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곡물을 많이 먹여야 하는데(지방질이 많아 지므로) 곡물을 많이 먹인 소는 소화기관에 비 정상적인 미생물이 증식 하게 된다는 이야기..핸리 포드의 컨베이어 밸트도 사실은 축산업 협회가 더 원조라는 사실 (시카고 쇠고기 포장 공장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함)....또 미국 쇠고기 도축 산업의 이직율은 전체 산업에서 2위 인데 더러운 위생 조건과 열악한 작업환경때문이라고 한다. 그래서 비위생적인 도축 과정을 행하는 대부분의 인력은 아시아 보트 피풀이거나 흑인 문맹들이 상당수 이며, 이들은 실재 작업시 지켜야 할 Rule 조차 이해하지 못한채 투입된다는 사실.... 그리고 미국 축산업 협회의 로비력.... 실재로 광우병이 가장 많이 발생한 유럽의 경우 지금은 동물성 사료를 사용하지 않는데 반해 미국은 어떤 형태로든 동물성 사료를 사용하는것이 아마도 이런 협회의 로비력 때문은 아닐까 싶다.

국내 여론의 압박을 빌미로 재협상 시도는 해 보아야 겠지만.... 결국.... 이 정부가 쉽게 도장을 찍어준 이상... 재 협상은 그리 쉽지 않을것이다. 미국 정부가 동맹으로서 선의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배후를 보면 쉽게 재협상에 임 할 수 없을것 이다는 이야기 이다. 그러게 뭐하러 안전장치 하나 없이 그렇게 쉽게 도장을 찍어 주었는지.... 암튼 정부 지도자들 머리속에 어떤 철학과 가치관이 들었는지 정말 궁금하다. 지금으로서 할 수 있는 차선의 방법은 일본처럼 한우에 대해서도 광우병 전수 검사를 실시하고 국내에 유통되는 모든 쇠고기에 대해서 30개월 이상의 소에 대해서는 유통을 금지시키거나 월령을 표시하게 하는 법을 제정하고 이를 미국에 알려서 추후 국내법 개정을 이유로 재 협상을 해야 하는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다. 가능 할 지는 법률전문가가 아니라서 잘 모르겠지만..... 또한 차제에 먹거리 유통에 대한 총제적인 점검을 할 필요가 있다. 원산지 표시등은 특히 철저하고 엄격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주 메뉴가 아닌 부 메뉴나 재료 하나하나에 대해서도 엄격히 이루어져야 하며 감시 시스템도 철저하게 가동되어야 한다. 이런것 속이면 다시는 발붙이지 못 할 정도로 엄격하게 말이다.(개인적으로 사기는 가장 엄하게 처벌 해야 한다고 생각함.. 믿는 사회 정착의 근간을 흔드는 암적인 존재 이므로 정말로 매장을 시켜야 하고, 특히 먹을것 가지고 장난하는 인사는 끝장을 내 버려야 함)

아울러 다른나라 수입소등은 수입 조건을 조금 엄격하게 처리해서 미국산 소와 경쟁하게 하는 시스템도 도입해야 한다. 우리 소비자에게 선택권을 줘서 미국 스스로 이미지 개선을 할 수 있게 하는것도 방법이다. 다만 이런 전제하에는 위의 법률정비등을 통해서 유통과정이 철저하게 투명해져야 하고 차후 다른나라와의 협상에서도 우위를 점해야 한다. 먹을것에 대해서는 조금의 가능성만 가지고도 함부로 먹을 수는 없는것이다. 일본 공무원의 외침처럼 단 한명이라도 그런일이 있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또한 광우병 가능성을 떠나서도 항생제 사용등에 대한 정보도 국민에게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 물론 한우등을 모두 포함해서 제공해야 통상문제등을 야기 하지 않을것이고, 국수주의 입장을 배제한 당연한 태도 이다. 막연하게 '안심하십시오'라는 말은 요즘 소비자를 우롱하는 것이다. 산업화된 시대에서 대량 생산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행위더라도 모두 공개해서 국민스스로에게 선택권이라도 주어야 한다. 쇠고기를 먹을지 돼지고기를 먹을지 채소를 먹을지....  문제의 본질은 무작정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 하자는것이 아니라 먹을것에 대한 안전성을 확보 하자는 이야기 이고 여기에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모든  쇠고기가 포함되어야 할것이다. 이제 우리에게 진실로 필요한것은 먹거리의 투명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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