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식을 하는데 식당이 로비옆에 있어서인지 이른 아침인데도 조금 소란하다. 삶은 달걀과 소시지, 사과는 빠지지 않는 메뉴인것 같은데... 달걀 먹는 방법이 톡특한데 이게 익숙하지 않다. 우리 같으면 그냥 껍질을 깨서 내용물만 손으로 먹는데, 이곳은 위생상인지 껍질파편이 지저분해져인지, 받침대위에 계란을 세워놓고 숟가락으로 내용물을 파 먹는다. 깔끔 떠는것도 같고 나도 따라 해보았는데  이 모습이 신기 했는지 옆 테이블의 일본 남자가 자꾸 힐끔거리며 쳐다본다. 여자도 아닌데 쳐다 보기는...

호수


날씨가 좋지 않다. 비바람이 몰아 치는데 차가 흔들릴 정도로 거세다. 비록 아우토반 이지만 버스 같은 경우 제한속도가 있어서, 이곳 사람들은 그 속도를 넘지 않는데도 요란하게 몰아 치는 기세다. 그래도 이런 바람이 참 좋다. 왠지 근심 걱정을 모두 쓸어가 버릴듯한 기분이지 않는가? 우선 공기가 깨끗해서 이런 바람이 좋다.  듣자 하니 뮌센의 건물주는 모두 합하여 몇명 되지 않는다고 한다. 몇명의 사람들이 소유해서 임대 형식으로 내 놓는다나?  전세는 없고 모두 월세의 개념이란다. 어떻게 해석해야 할련지...

도시를 빠져 나와 아우토반을 타고 조금 가니까 '알리안츠 아레나' 구장이 보인다. 국가대표 경기 2부리그 1부리그 경기때마다 색깔이 약간 달라 진다고 하는데, 오늘 저녁에는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가 있나 보다. 비가 많이와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비는 오락가락 하기를 반복한다. 덕분에 알펜가도를 따라 에탈수도원에 드르기로 했던 일정을 약간 바꾸어서, 호수가에서 식사를 하기로 일정을 잡았다. 호수라고 해서 와카티푸인줄 알았는데 그것은 아닌것 같고 아무튼 비바람이 거세서 어디인지 조차 모르겠다. 기억나는것은 굉장히 맛이 없던 돼지고기 요리... 정말 이번 여행중에 가장 맛이 없다. 돼지고기에 면발이 가미된 요리 인데, 돼지고기 맛은 숙성이 됬는지 정말 못먹을 정도였다. 면도 마찬가지 이고... 한 숟갈 먹어본 후론 쫄쫄히 굶었다.

루드비히 2세

부슬비가 계속 내리는 가운데 독일 여행의 핵심인 노이슈반슈타인성 관람을 빼놓기는 뭐해서 강행하기로 했다. 차라리 눈이 내렸으면 훨씬 좋았을텐데... 19세기 말 독일의 강국은 오스트리아와 프로이센이었고 뒤를 잇는 왕국이 바이에른 왕국이었다. 이 왕국에서 막시밀리안 1세(오스트리아의 막시밀리안 1세와는 다름)의 아들로 태어난 루드비히2세는 미치광이로 불릴정도로 감수성이 아주 뛰어난 왕이었던것 같다. 바그너의 열렬한 팬이자 후원자 였던 그는 왕이 되자 첫번째로 내린 명령이 바그너를 찾아 오라는 것이었다. 그때 바그너는 많은 빛을 지고 유럽을 전전하고 있었는데 루드비히2세는 그의 빛을 모두 갚아주고 호화로운 건물까지 지어주며 그의 음악활동을 후원했다.

이후 국고를 낭비한다는 비난을 듣자 그는 수도를 떠나 산속의 성올 들어 가버렸다고 한다 참 괴상한 성격이기도 하다. 그후 그는 평생 독신으로 음악과 축성에 빠져 살았는데 노이슈반슈타인성, 린다호프성, 헤렌키뮤제성을 만들었다. 물론 19C 이므로 성이 요새로서의 의미는 없을 뿐더러 순전히 취미 할동에서 그런것 같다. 이런 사업은 당연히 막대한 국고를 축내게 되었는데 가보니 정말 많은 비용이 들어가게 축성했다. 그나마 3성 모두 미완의 성으로 끝내 마무리를 못한체 외관만 완성이 됬다. 루드비히 2세의 흥미로운점은 190이 넘는 거인이었다고 하는데 정치에는 관심이 없고 광적일 정도로 음악, 축성, 남자에 빠져 살았던것 같다. 그리고 프로이센의 제상인 비스마르크의 전략에 따라 프로이센의 동맹국으로 프랑스와의 전쟁에 참전하게 승전하고 빌헬름의 황제 추천인이 되었으나 제관식에는 치통을 핑계로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후 정치에 더욱 무관심해져서 , 낮에 잠자고 밤에는 금으로 장식된 마차를 타고 성주변을 달렸다고 한다.

마침내 장관들은 왕을 감금했는데 다음날 익사체로 호수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타살의 흔적이 전혀 없어서 독일 최대의 미스테리라고 한다. 왕은 생전에 성을 구경거리로 삼지 않고 싶어서 자기가 죽은후 성을 폭파 하라고 말했었는데 흥미로운것은 나중에 히틀러도 이런말을 했었다고 한다. 월트디즈니성의 모델이 되기도 한 이성은 정말 동화 같은 성이었고, 루드비히2세 역시 동화 같은 삶을 살다가 갔다고 할 수 있을것 같다. 그리고 마침내 루드비히는 이성으로 인해 빌헬름보다 더욱 유명한 사람이 된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노이슈반슈타인 성

로멘틱 가도를 따라서 여기저기 끝없이 펼쳐진 호수가 아름답다. 바람에 차가 흔들릴 정도 이지만 맛없은 점심을 마치고 노이슈반슈타인으로 향했다. 멀리서 봐도 절벽끝에 있는게 음산한 기운이 느껴진다.  노이슈반슈타인 성의 주차장에 도착하니 아버지 막시밀리안이 만들었다는 노란성 '호엔슈반 가우'성이 보인다. 주차장앞에 마굿간으로 사용됬다는 기다란 검은색 건물로 인상적이다. 노이슈반슈타인으로 올라가는 길은 마리엔부리케 입구 까지 버스를 이용하거나 마차를 이용하는 두가지 코스가 있었다. 생소한 마차를 이용해 볼까 했지만, 마차의 경우는 말이 방귀를 뀌기 때문에  냄새가 심하다고 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의견을 따라 버스를 타고 올라가기로 했다. 이곳은 독일여행의 정점답게 비성수기에도 한국에서 출발전에 예약을 해야 관광이 가능할 정도로 많은 사람이 방문한다고 한다. 대체나 비가 내려도 엄청난 관광객이 보인다.  여름같은 경우에는 1달전 예약.... 물론 내부를 방문하지 안을려면 상관없다.

마리아의 다리로 불리는 마리엔부리케 위에서 바닥을 보니 정말 아찔하다. 하지만 이곳에서 노이슈반슈타인의 정경을 모두 잡기에 아주 좋다. 사진 몇컷트 찰칵... ^^ 마리엔 부리케에서 버스 종점쪽으로 내려오니 비가 엄청 내린다. 버스 정류장 처마에서 비를 피해 보았지만 비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자, 노이슈반슈타인으로 올라 가기로 했다. 와우 성에 도착하자 너무 많은 인파에 깜짝 놀랐다. 내부 관람은 순서에 따라 진행되므로 그외 사람들은 밖에서 기다려야 한단다. 화장실에서 손 건조기로 파커를 말리며 시간을 기다렸다. 이곳 건조기의 입구 구조상 바람도 강해서 옷이 참 잘 마른다. 이런 좋은것이 있었다니...ㅋㅋㅋ

내부 관람을 기다리고 있는데 왠 동양여자들이 한국에서 왔냐구 물어 본다. 흐미 반가와라... 그렇다고 했더니 자기들도 한국에서 배낭여행을 왔는데 우리 일행에 끼어서 성을 관람하고 싶단다. 독일어를 모르기 때문에 가이드의 설명을 알아 들을수 없는데, 우리팀의 경우 가이드가 살짝 이야기를 해 주기 때문에 좋을것 같데나...  그래서 함께 들어 갈려고 했는데 이곳은 예약시간이 철저하다. 입구에서 기계에게 제지 당했다. 아쉽지만 도움을 못주고 우리들만 들어 가게 되었다. 설명은 독일 가이드가 하게 되어 있는게 이곳 규정이란다. 무슨말인지 못 알아 먹어도 하는 수 없다. 그래서 우리팀은 뒤따라 가면서 한국인 가이드가 몰래 설명하는 식으로 일정을 진행했다. 무엇보다 루드비히의 음악을 좋아 하는 성품이 곳곳에서 드러나 보였다. 커다란 오페라 식장이며 인공터널속에서 오페라를 감상 할 생각까지....

성을 관람하고 내려오는 길에 불쾌한일을 당했다. 관광객으로 보이는 백인들이 우리들 보더니 "차이나 고우 홈" 이라고 외친다. 불법체류나 티벳트 문제와 관련이 있어 보였는데... 중국인들은 전반적으로 환영받지는 못하는 느낌이다. 물론 우리가 중국인이 아니라고는 해도 그들이 보기에는 거기서 거기 일지 싶다. "노우 차이나" 라며 가운데 손가락을 위로 치켜 올려 주었다. 갑자기 얼굴이 벌개지는 모습이란....ㅋㅋ 그렇다고 마차에서 뛰어내리지도 못하고.... 이긍 외국에서 이렇게 시비 붙으면 안되는데....

바이에른 뮌헨과 슈바인 헉스

비가 내려 피곤한 일정에서 간신히 노이슈반슈타인성을 구경하고 뮌헨으로 돌아 왔다. 맥주를 곁들인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식당으로 이동하는데 시위현장으로 착각할 정도로 응원하는 소리가 들린다. 첨에는 무슨 시위를 한다냐 생각했는데, 그날 바이에른 뮌헨의 게임이 있어서 경기장으로 가기전에 서포터들이 응원을 하는 중 이란다. 이곳사람들의 축구에 대한 열정을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사람이란게 흥분을 하다 보면 시비도 붙을수 있고, 그중에는 이상한 사람들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서둘러 식당으로 들어 갔다. 저녁식사는 돼지족발 비슷한 슈바인헉스와 맥주로 때웠다. 영감님들은 소주에 무슨 원수를 졌는지 또 소주를 드신다. 확실히 나이와 취향이 다른 사람들끼리 여행은 힘들다. 아무튼 피곤하다. 샤워하고 잠이나 들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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