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센에 있을때 사우나에 들어가게 됐습니다. 유럽에서 '사우나'라고 함은 핀란드식 사우나를 이야기 하는데 모두 남녀 혼탕 입니다. 유럽의 대부분이 그렇듯 독일도 저녁때가 되면 모두 가정으로 복귀를 하고 상가는 거의 문을 열지 않습니다. 그래서 남녀 혼탕이어도 우리밖에 없을것이라 생각하고, 들어가게 됐습니다.

참고로 유럽에서 사우나에 들어 갈때는 커다란 타올을 2개 가지고 들어 가셔야 합니다. 이 사람들은 위생상 바닥에 땀 이 떨어지는것을 싫어 하기 때문에 타올의 용도는 몸을 가리기 위한것이 아니라 바닥에 깔거나 땀을 닦기 위한 용도 입니다. 또한 사우나에 들어 갈때는 가볍게 인사를 나누는게 이들의 전통 입니다. 동양인으로서 알몸으로 인사 한다는게 굉장히 어색하지만 뭐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르렜다고 그렇게 해야 겠지요. 자 이렇게 들어가 앉아 있다가 온도가 낮아지면 일행중에 아무나 달궈진 돌에 물을 끼얹습니다. 그리고 나서 '아우프코스'라고 일명 수건을 머리위로 돌립니다. 그러면 온도가 확 올라 가며 땀이 쫙 흐르게 되는데 경험해 보지 않는 사람은 그 맛을 모릅니다. 이렇게 온도가 쫙 올라 가면 '아우프코스'를 한 사람을 위해서 박수도 쳐 주는 센스 정도 보여 주면 좋습니다. 이렇게 15분정도 있다가 밖에 나와서 수영을 하다가 다시 사우나에 들어가는 식으로 반복하면 됩니다. 그리고 핀란드식 사우나가 좋은 이유는 밀폐식이 아니라 온도가 올라 가면 일정 수준으로 공기가 서서히 빠져 나가서 식게 되있기 때문에 잠이 들어도 아무 탈이 없습니다. 나도 나중에 집을 짓게 되면 이런 사우나 하나쯤 가지고 싶당. 다만 유럽 사우나에는 2가지 주의 사항이 있습니다.  우선 돌에 물을 끼얹은 후 부터 온도가 올라가는 즈음에 사우나실에 들어 가면 안됩니다. 박수가 끝나고 조금 있다가 들어 가야 합니다. 또 수영복을 입고 들어가도 안됩니다. 수영복 입고 들어 가면 벗으라고 직접 말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왜냐 하면 수영복은 온도를 떨어 뜨리는 요인이 된다고 합니다.

암튼 이 정도의 정보를 가지고 사우나에 알몸으로 턱 들어 갔는데 그만 깜짝 놀랐습니다. 그곳은 사우나실이 아니라 수영장 이었던 것 이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는 백인 가족이 수영복을 입고 수영을 즐기고 있는것이었습니다..  허걱 ...흐미... 그만 얼굴이 뻘개져서 나갈려고 했는데 저만큼 사우나실의 샤워장이 보입니다.  즉 수영장을 통해서 사우나실에 들어 갈 수 있었던 것 이었습니다. 잽싸게 타올로 몸을 가리고 도망치듯 얼른 샤워장으로 들어가서 샤워를 마치고 사우나실로 숨어 들듯 숨어 들었습니다. 뭐 다행히 우리 일행밖에 없었으므로 나머지 과정은 한국처럼 태연히 핀란드 사우나의 모든것을 경험해 보았지요. 그런데 '아우프코스'후에 열기가 훅 올라 오는데 그거 장난 아니게 재미 있고 좋데요. 그런데 수영(그때 까지 이 사람들도 수영복을 입고 있었음)을 하던 백인 가족들이 사우나를 하러 왔는지 사우나실을 들여다 보다가 동양인 밖에 없으니까 그냥 샤워만 하고 나갑니다. 남자와 쬐끄만 꼬마니까 그냥 들어 와도 되는데....

한 15분 정도 하면 적당히 좋다고 하기에 모든 과정을 경험하고 다시 타올로 몸을 감싼후 수영장을 지나 탈의실로 돌아 왔습니다. 수영은 수영복이 없어서 곤란 하구요... 그런데 왠걸 탈의실에도 백인 여자가 수영복을 벗으려고 하던 참 이었습니다. 햐.... 이거 정말 미치겠구만.... 잽싸게 안쪽의 약간 보이지 않는 공간으로 들어 와서 숨어서 간신히 옷을 갈아 입었습니다. 정말 민망 하지 않을 수가 없더라구요. 빠져 나갈때도 그녀가 다 갈아 입기를 기다려 숨어서 살짝 카운터에 팁을 던져 주고 나온후론 다시는 사우나에 가지 않았습니다. 여담으로 일행중에서도 그 전날 짤츠 부르크에서도 사우나를 한 사람이 있었는데 나이 지극하신 분이 그만 그 속에서 잠이 들어서 혼자만 남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분이 눈을 떠 보니 홀라당 다 벗은 아가씨가 옆에 맞은편에 누워 있어서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그쪽 사우나는 시설이 너무 적어서 저는 들어가지 않고 방에서 샤워만 했거든요. ㅋㅋㅋ 암튼 재미있는 경험 이었습니다. 민망하기는 한데 아우프코스 후에 올라가던 열기는 정말 인상적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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